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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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lia Placides | IOM Cambodia Communications and Gender Associate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이 커지면서 캄보디아의 반테이 민체이(Banteay Meanchey) 주에서도 그 여파가 점점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테이 민체이 주가 최근 3년간 반복되는 홍수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지역사회가 이상기후 현상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세센 초·중교의 판 분차이(Phan Bunchay) 교장은 이러한 기후위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해 왔습니다. 세레이사오폰 시에 위치한 학교는 홍수가 발생할 때마다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고, 같은 지역의 다른 학교들보다 피해 규모도 더 컸습니다.

세센 초·중교 앞의 판 분차이 교장. ⓒ IOM

“제가 사는 반테이 민체이 주는 3년 연속 홍수 피해를 겪었습니다. 그때마다 세센 초·중교가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었죠.”

분차이 교장은 17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일하며 기후변화가 학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되는 것을 몸소 경험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기온이 점점 상승하고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는 것을 봐왔습니다. 2024년에는 기온이 섭씨 43도까지 올랐어요. 가뭄과 홍수로 인해 사회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건강 문제가 불거지면서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하고 학교에 꾸준히 나오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두 물 웅덩이 사이로 세센 초·중교로 가는 길이 나 있다. ⓒ IOM

기후변화는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만, 특히 재난 대응 역량이 부족한 청소년과 지역사회 등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치명적입니다. 분차이 교장은 기후변화가 교육상 어려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공중 보건, 영양, 경제적인 문제까지도 야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분차이 교장은 가뭄이 홍수와는 또 다른 양상의 피해를 발생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가뭄이 발생하면 깨끗한 물과 음식이 부족해져 많은 학생들이 설사 증세를 보입니다. 반면, 홍수가 나면 익사 사고나 모기 매개 감염병이 발생하기도 하고, 휴교를 해야 하거나 공공시설이 파괴되기도 하죠. 전반적으로 이상기후는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고 학업을 방해합니다.”

세센 초·중교 교문에서 학생들이 홍수로 불어난 물을 헤치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 판 분차이 교장

캄보디아의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바탐방 주는 톤레삽 호수와 태국 인근의 주요 교통로가 분포해 있는 상습 침수 지역으로, 큰 강 유역과 가까워 홍수에 특히 취약합니다. 그러다보니 바탐방 주는 재난 대비 활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긴급 지원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캄보디아 국가재난관리위원회(NCDM)와 협력하여 지역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홍수 대비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바탐방 주의 비상대책을 점검하고 지역 관계자들이 향후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교육계 대표로 참여한 분차이 교장은 바탐방 주에서 현지 공무원 및 NCDM 구성원들과 함께 시뮬레이션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훈련에서는 안전한 대피소 구축, 구호 물자 관리, 피해 상황 평가, 응급처치 실시 등 필수 기술을 익혔습니다. 분차이 교장은 “이러한 기술은 공무원뿐 아니라 저 같은 교육자에게도 아주 중요해요. 학교는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구심점이니까요.”라고 밝혔습니다.

판 분차이 교장이 바탐방 주에서 현지 공무원 및 NCDM과 함께 시뮬레이션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 IOM

학교를 비롯한 교육 시설은 재난위험경감에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합니다. 단순한 학습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 내에서 재난 대비 및 안전 문화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세센 초·중교에서는 교과과정에 재난 예방 교육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분차이 교장은 “학생들에게 재난 발생 시 스스로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대피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는 재난 대비 및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기관, 군대, 국제적십자위원회 및 기타 국제기구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 증진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차이 교장은 청소년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청소년들은 자기 자신과 지역사회를 보호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재난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대응하여 가족과 이웃이 안전 확보를 위한 적절한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세센 초·중교의 학생과 교사. 사진 제공: 판 분차이 교장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은 재난과 이재이주의 위협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IOM은 교육, 역량 계발, 생계수단 지원에 투자함으로써 젊은 세대가 회복력 있는 지역사회를 구축하고 심화하는 기후위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청소년 재난위험경감 교육 활동은 IOM 이주, 환경 및 기후변화 부서의 국제개발지원금으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