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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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young PARK | Communication Assis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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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새로운 사회에서, 낯선 일들을 홀로 해결해 나간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2007년 당시,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다와도로지 아비르메드 씨는 한국인과 결혼하면서 대한민국으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16년의 시간을 보냈다는 다와도로지 씨는 예상치 못한 의사소통에서의 한계와 문화적 차이를 느끼기도 하였다며 “가끔 이주한 걸 후회하기도 했다”고 대한민국을 처음 찾아왔던 순간을 회상합니다.

몽골에서 취득한 학위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현실 또한 한계로 다가왔습니다. 무엇을 하는가와 상관없이 ‘이주 여성’으로만 인식되는 점도 원하는 직장을 찾는 데 겪는 어려움 중 하나였습니다. 다와도로지 씨는 이에 낙담하고 주저앉기보다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기회를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행사 기획과 물류 관리 보조로 일하는 동시에 꿈을 이루기 위해 국내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나갔습니다. 자신이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주었던 사회복지사처럼, 다른 이주 여성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육아와 직장, 공부를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겪어온 어려움과 한계는 저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 다와도로지 아비르메드 본인 제공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 학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사회복지라는 새로운 관심사를 찾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사회복지를 더욱 심도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석사 과정을 시작했고 노력 끝에 전남 나주시 가족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다문화 가족 지원과 이주자 자립 지원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다와도로지 씨는 “모든 게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건 아니에요. 업무 경험을 쌓고 관련 분야를 공부하면서 사회복지 분야에서 조금씩 제 길을 개척해 나갔죠.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는 데에도 꽤 시간이 걸렸고요.”라고 말합니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있어 가족과 직장 동료들을 포함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지인들의 격려 덕분에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일상생활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한국어가 유창해질수록 사람들과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되었어요. 사회적 관계도 깊어졌고, 점점 언어적, 문화적 장벽이 허물어져 감을 느낄 수 있었죠.”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다문화 가족들을 지원하면서 자부심과 성취감도 느꼈습니다. “저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의사소통과 문화 차이로 힘들어하는 이주 여성, 다문화 가족들을 지원하면서 제가 목표했던 사회복지사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 같아 보람차요. 다른 이주 여성들에게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기쁘고요.”

© 다와도로지 아비르메드 본인 제공

다와도로지 씨는 결혼 이주 여성이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만이 아닌, 자신들의 꿈 이룰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며 결혼 이주 여성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작년에는 이주 여성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돕고 이주 여성에 대한 국내 인식 개선 활동을 진행하는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주 여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해요. 외국인이라는 인식을 넘어 대한민국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주 여성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에는 재능 있는 이주 여성들이 많이 살고 있어요. 이들이 사회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면 이주 여성은 물론 대한민국 사회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 다와도로지 아비르메드 본인 제공

다와도로지 씨의 꿈은 다문화 교육과 문화 교류를 넘어 이주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협동조합의 활동 범위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이주 여성들에게 투자하고 그 권리를 옹호함으로써 이들의 인권을 증진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다와도로지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가능이란 없습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늘 어렵지만,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눈앞에 놓인 도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를 의심하기보다는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